연애 이야기(안물안궁) 30대중반

 솔직히 전남자친구와 햇수로 10년 만났다.강산도 변하는데 우리도 변치 않았을까.

변덕스러운 나를 잘 받쳐주었고, 애정을 많이 표현해주었고, 무엇보다 나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좋아서 오래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별을 고민하게 된 시점부터 조금 걱정이 된 것 중 하나는 30대 중반에 누군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였다.

헤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음 누군가는 을 만날 걱정을 하는 것은 비양심적일지 모르지만 평생 혼자 살 수는 없기에 솔직히 이 부분도 걱정했다. 10년 동안 누군가가 끊임없이 내 곁에 있어 주었는데 갑자기 사라지니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도 없었다.

두 사람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나씩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영어공부 모임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어 모임에 나이가 좀 많은 30대 중반의 언니로 참여하게 됐다.

영어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이 종종 개인적인 안부를 물었다. 화려하게 영어 모임에 참석했지만 이별의 영향을 받은 뒤에는 영어 모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 사람에게 단답형 같은 대답만 하고 혼자 여행을 가는, 영어 모임에는 더 이상 참석할 수 없어. 라고 말했으나 그는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다.

헤어진 지 약 3개월 만에 혼자 태국으로 떠났다. 10년 동안 뭐든 척척 준비한 옛 남자친구가 있어 나는 신경 쓸 게 없었지만 혼자서 다 준비하려니 다소 어려웠다. 하지만 막상 떠나자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식당에서 만나는 외국인들과도 하루 이틀 같이 놀 정도로 넉살좋게 지냈다.

태국에서 지낼 때 영어모임의 그 분(이하 그 분)이 연락을 했다. 여행은 갔는지 어떤지, 안전한지… 나는 그를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로 대했다. 기분이 좋아진 내 모습에 그분도 조금은 다른 반응으로 더 적극적으로 질문하셨다.

태국에서 나는 Sara라는 미국인과 동행하며 액티비티, 야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재미있는 사진을 찍어 업로드 한 것을 보고 그 분은 더 적극적으로 호감을 보였다.

그 분은 내가 한국에 돌아오면 만나고 싶다고 했다. 여자의 눈치가 있잖아 그냥 친구가 되고 싶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나는 당시 한동안 연애를 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연락도 잘 받지 않고 피했다.

그분은 좋은 분이시길래 나를 만나서는 안 될 줄 알았다. 그래서 따로 만나 친하게 이야기하고 친구 정도는 하자고 했지만 따로 만난 날 그 사람은 고백을 했고 친구는 충분히 많다며 나와 친구가 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 안 되지만 나는 남자친구와 다른 성격의 사람이라 그런지, 그날 그분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도 호감이 갔다. 조심스러운 내 입장과는 달리 저돌맹진에 떠밀리듯 만났다. 나의 이별과 현재의 감정 상태를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나는 샘쯤으로 생각했는데 그 분은 곧 사귀기로 마음먹었다. 나도 이젠 모른다. 와 만났는데, 6개월 정도 만났다. 그리고 서로가 이 점을 신기해한다. 그 분은 내가 감정 정리가 안 됐고 이직이나 이사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아 우리가 싸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잘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도 만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다.

나의 사랑하는 조카와♡이때그때그때 의 사람 이외에도 실은 2명이 대시를 하고 있었다. 나이가 30대 중반이니 누군가를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 이미 끝난 관계로 계속 만났다면 나도 그전 상대에게도 할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30대 중반이라고 위축될 필요는 없었다. 물론 건강을 위해서 더 건강하게 먹고 운동도 하고 살이 빠지고 내 스타일에 맞게 옷도 입고 나를 키워왔다. 그래서 인생을 더 적극적으로 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관심이 있던 모임에도 나가고 사람들과도 더 잘 어울렸다. 모임에서도 여러 명이 대시했는데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갔는데 거기서 한 명이 관심을 보이며 연락처를 원했다. 20대 때도 몇 차례 이런 적이 있었지만 30대 중반에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예쁜 옷을 입고, 화장으로 다른 얼굴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거기서 나오는 당당함과 웃음이 호감을 주면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나는 미인은 아니지만 나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고 있는 것 같다. 그저 흔한 얼굴이지만, 편안하면서도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게 나의 장점임을 안다. 그것을 더욱 극대화하려고 노력한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나이는 상관없지만 이제야 찾아온 내 삶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을 뿐이다. 20대 때 만난 분과는 다른 스타일의 연애를 진행 중이다. 30대 중반에 만나는 만큼 나도 그분 모두 자기 삶의 바운더리를 지키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거리감이 느껴져 외로웠지만 서로의 바운더리를 지키면서도 연애를 하는 것은 적당한 긴장감과 거리를 갖고 있으므로 너무 편한 관계가 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자기가 각자가 우선이니 감정소비를 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한다. 여기엔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반드시 깔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절할 것이 있거나 이해해야 할 것을 조정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감정싸움이 심하지 않다.

자기계발을 하는 데 서로 응원하고 격려한다. 30대 중반에 결혼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려면 꾸준한 자기계발이 중요하다. 그 분은 대학원 공부와 직장을 병행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그걸 보면 나도 일을 못하니까 스스로 발전시켜보자는 자극을 받게 되었다.

나도 3교대로 건강관리와 체력관리를 잘해야 하기 때문에 조깅이나 홈드 등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는 운동을 도중에 중단한 상태였는데 내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본인도 운동을 시작했고 현재 체력이 좋아지자 일을 하고 공부를 하지 못해 싫다며 기뻐했다. 우리는 서로 각자의 긍정적 변화에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하고 있다.

이것이 정석은 아니지만 그분과 나의 적당한 연애를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균형이 맞다고 본다. 어쩌면 이기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30대 중반의 연애는 20대와 확연히 다르다. 열정적이고그사람이저보다우선이될수없다는것이어쩌면슬프지만저는20대에그런사랑을했고그분도마찬가지라고생각을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우리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 그래도 현재 행복하다면 나는 이것으로 만족한다.